My world.view
이번엔 내가 본문
15-3. 이번엔 내가
아주머니댁에서 돌아오는 길, 동주 친구들 세 명중 한 명을 다시 마주쳤다.
"야-!"
"어? 아, 너구나"
"오랜만이네?"
"그러게.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잘 지냈지. 형님은?"
"먼저 들어갔어"
"그랬구나"
"음... 우리 오빠 일하는 모습 넌 봤지?"
"봤지. 여러 번"
"어땠어?"
"엄청 잘 챙겨주시고... 듬직하셔"
"어떤 식으로?"
"부탁하면 거의 다 들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셔"
"근데... 가끔씩 너무 거절을 못하시더라"
"정말?"
"응. 좀 곤란해하시더라고"
"오빠라면 그렇겠네..."
"그래도 걱정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 같네"
"당연히 잘하시지! 형님이신데"
"그렇지?"
"그럼 난 가볼게"
"잘 가"
인사를 나누고서 집에 도착했다.
큰일은 없을 듯 보였다.
한밤중.
달빛이 은은하게 비쳐오는 마루에는 준하가 홀로 앉아있었다.
"오빠... 뭐 해?"
"설아? 안 자고 뭐 해?"
"잠이 안 와서. 오빠도 그래?"
"응"
설화는 준하 옆에 나란히 앉았다.
"오늘따라 달이 밝네..."
"그러게. 오빠랑 단 둘이 있는 것도 오랜만이고"
"어릴 땐 자주 이랬었지?"
"그랬지. 이럴 때면 항상 네가 작게 창하고는 했었는데... 기억나?"
"당연히 기억나지"
"오랜만에 해볼까...?"
"나야 좋지"
설화는 은은하게 비쳐오는 달빛을 반주삼아 작게 노래를 불렀다.
마치 어릴 적 두 사람을 다시 보는듯한 때였다.
"역시 설이 창하는 건 언제 들어도 좋네"
"고마워 오빠"
"아직도 따뜻하면서 슬픈 느낌은 그대로구나"
"그래...?"
"응. 항상... 그, 요즘 어떠니?"
"난... 요즘은 정말 좋지. 음악 쪽으로 제자도 생기고, 대표분들하고도 많이 친해졌고"
"잘됐네"
"오빠는?
"나? 나는..."
"뭐 평소처럼 출근하고 퇴근하고지... 하..."
준하는 한숨을 쉬었다. 정말 무거워 보이는 숨이었다.
"..."
"오빠"
"응?"
"!!!"
"서, 설아?"
설화는 갑자기 준하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오빠 많이 힘들지..."
"신경 못써줬어서 미안해"
"힘들면 힘들다고, 싫으면 싫다고 해줘..."
"굳이 혼자 속에서 썩히려 할 필요는 없어..."
"어렸을 때부터 줄곧 걱정 돼왔는데..."
"오빠는 아직도 그대로였구나..."
"제발 힘들면 말해줘"
"가끔은 힘을 빼야 할 때도 있어. 힘을 빼면 힘이 생길 테니까,
힘들 때면 다 내려놓고 편하게 쉬어야 해..."
"..."
설화에게 안긴 준하는 자기도 모르는 새 울고 있었다.
항상 듣고 싶었던 힘을 빼라는 말을 이제야 듣게 된 것이었다.
그것도 가장 사랑하는 동생으로부터.
눈이 소복이 쌓이고 있지만, 따뜻했던 밤이었다.